[출판공지] Manage it!

February 28th, 2010

오랜만에, 제가 번역한 책이 나옵니다. 제목은 Manage it!이고요, 프로젝트 관리에 관한 책이죠. 첫 번째 책인, ‘도와주세요! 팀장이 됐어요’를 쓰고 나서, 체계적인 프로젝트 관리 서적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죠. 그런데 Manage it!을 읽고서, 굳이 제가 책을 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잘 담겨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은 다른 시각의 프로젝트 관리 서적을 원하시면, 일독해 보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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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e It!

느끼게 하라, 그리고 자유롭게 하라

February 27th, 2010

저를 포함해서 팀원이 4명인 프로젝트를 관리했을 때 일입니다. 팀원 한명은 실력이 뛰어났고, 팀원 2명의 실력은 좋은 편이거나 아직 배울 게 많은 편이었습니다. 개발할 기능의 난이도에 차이가 있었지만, 제시간 안에 프로젝트를 끝내려면 팀원들의 실력이 빠른 기간 안에 상향평준화되어야 했죠.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이 짝 프로그래밍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팀원들이 짝 프로그래밍을 한번도 경험해 보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스탠드 업 미팅도, 경험해 보지 않은 분들에게 상당히 낯설고 부담스러운 애자일 프랙티스죠. 그런데, 실천하기 가장 어려운 실천방법으로 꼽히는 짝 프로그래밍을 애자일 프랙티스를 한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팀원들에게 소개한다는 게 부담스러웠습니다. 팀원들도 프로젝트에서 실수할 여력이 없다는 것을 잘 알았고 뭔가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했기 때문에, 용기를 내어서 짝 프로그래밍을 해보자고 했습니다.

팀원들은 드러 내놓고 거부하지 않았지만, 다들 새로운 방법으로 접근한다는 걸 좋아하는 눈치가 아니었습니다. 특히 실력이 괜찮은 팀원은 혼자 생각하고 일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고, 넌지시 짝 프로그래밍을 거부했습니다. 물론 팀원들이 기다렸다는듯이 짝 프로그래밍을 환영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지만, 암묵적인 거부에 조금 당황스러웠죠.

하지만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려면, 기존의 방법대로 프로젝트를 수행해선 안 된다는 것을 알았기에, 솔루션을 찾아야 했죠. 그래서 실력이 가장 좋은 팀원과 제가 짝이 되고, 다른 개발자들을 짝으로 묶어 짝 프로그래밍을 1주일 동안만 해보자고 제안했습니다. 1주일 동안, 경험하고 나서도 혼자 개발하는 기존 방법이 괜찮다면, 그렇게 하자고 말했습니다. 마음씨 좋은 팀원들은, 독단적인 PM의 제안을 수락해 주었습니다.

긴 진화의 역사 속에서, 인간은 변화를 거부하는 습성을 지니게 되었죠. 하지만 이에 반해, 변화 무쌍한 험난한 세상 속에서 인간은 생존하기 위해, 변화에 훌륭하게 적응하는 방법도 배웠죠. 그래서 제 전략은 이랬습니다. 일단 1주일 안에 개발자들은 짝 프로그래밍을 경험하고, 변화된 개발환경에 대개 적응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오피니언 리더 격인 개발 실력이 좋은 팀원에게 짝 프로그래밍의 성공 경험을 선사함으로써, 1주일 후 그 팀원을 짝 프로그래밍의 전도사로 만들고 싶은 순진한 생각도 한몫했습니다.

짝 프로그래밍을 시작하고 나서, 저와 짝이 된 팀원들은 매우 빠른 속도로 짝 프로그래밍에 익숙해졌죠. 그리고 곧 저와 팀원 사이에는, 배움의 선순환이 일어났습니다. 팀원은 제 단축키 신공에 감탄했고, 전 팀원의 디버깅 실력에 탄복했습니다. 금세 1주일이 지나고, 짝 프로그래밍을 계속해야 할 것이냐를 결정할 날이 돌아왔습니다. 제 순진한 생각처럼, 제 짝인 팀원이 짝 프로그래밍 전도사로 변신하지 않았지만, 팀원들은 모두 짝 프로그래밍의 효과를 느낀 탓인지 짝 프로그래밍을 계속하는데 찬성했습니다. 그리고 짝을 바꿔서 개발을 했고, 야근을 조금 많이 했지만 프로젝트는 잘 끝났죠.

어느날, 제 처음 짝이었던 팀원에게 짝 프로그래밍이 어땠는지 물었습니다. 당연히 긍정의 답을 기대하면서 한 질문이었죠. 그런데,

음… 확실히 짝 프로그래밍이 효과적이라는 데 이견이 없는데요. 그래도 전 혼자 생각하면서 프로그래밍하는 편이 더 좋은 것 같아요. 누군가 옆에 앉아서 같이 일한다는 게 부담스럽더라고요.

팀원의 예상밖 답변에 당황했습니다만, 팀원의 솔직한 대답 덕분에 많은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독단적인 PM이 되고 싶지 않아서 여러 가지 방법을 써보아도, 다수의 의견에서 안정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공개적인 의견을 수렴한다는 것에, 한계를 절감했습니다. :)

그리고 어떤 방법이 뛰어나더라도, 심리적으로 그 방법에 호의적이지 않다면, 아무리 효과가 좋아도 사람들은 그 방법을 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똑똑한 사람이라도 감정에 스크래치가 생길 때 올바른 판단을 하기 어렵다는 점, 그런 것들을 다시 한번 느꼈죠.

물론 짝 프로그래밍을 전파하려는 제 시도는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기에 아쉽지만, 훗날 그 팀원의 성향이 조금 변하거나 다양한 방법을 선택해야 하는 시점에, 저와 함께 했던 짝 프로그래밍의 추억이 올바른 선택을 하는 데 도움을 준다면, 기쁘겠습니다.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치는 시대는 지나갔다

February 24th, 2010

‘물고기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면 된다’는 말이 통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물고기가 줄어든 지금은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from 사장의 노트

한때 리더의 역할과 관리자의 역할이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리더의 역할이란 목표를 향해 사람들을 이끄는 것이고, 관리자의 역할이란 사람들이 일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요즘에는 관리자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는 분들을 보면, 리더와 관리자를 기계적으로 분리해 내려는 제 생각이 조금 짧았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이런 분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무언가를 알려주는 ‘티칭’보다 스스로 해결책을 구하게 하는 ‘코칭’ 능력이 탁월하십니다. 블루오션보다 레드오션이 많은 요즘이기에, 기존의 방법으로서 물고기를 잡는다는 건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과거의 방법보다 새 방법을 고안해 내는 게 중요하고, 따라서 사람들에게서 지혜를 끌어내는 능력이 중요하겠죠.

‘아버지’라는 이름의 ‘남자’

February 22nd, 2010

사람에게 꼭 필요한 세 가지가 있다. 거울, 칼, 황금이다. 거울은 자신의 참모습을 살펴서 교만해지지 않기 위해, 칼은 자신과 가족을 험한 세상에서 보호하기 위해, 황금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행복을 누리게 하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

출처미상

사람이 장년이 되고 나면 두 가지 갈림길에 놓입니다. 즉 ‘솔로의 자유로움’과 ‘가족의 포근함’ 가운데 하나를 택해야 하죠. 인생은 트레이드오프의 연속이기에, 어떤 길을 택하든지 아쉬움이 남기 마련입니다. ‘가족의 포근함’을 택한 사람이라면, 등가교환의 법칙에 따라서 ‘가족이 주는 행복’을 ‘삶의 무게를 온몸으로 느끼는 책임감’으로 갚아야 합니다.

쥐꼬리만한 월급 인상분은 거대한 인플레이션 스나미에 쓸려가기 때문에, 물질적으로 가족을 행복하게 할 ‘황금’은 잘 모이지 않고, 상시 구조조정이란 세상의 칼날을 피해 이리저리 도망다니다 보면, 험난한 세상에서 가족을 위해 ‘칼’을 들어 올릴 힘조차 남지 않으며, 새벽녘 화장실 ‘거울’에 비친 얼굴은 회식 자리에서 무리했다는 것만을 알려주는 게, 평범한 사람들의 현실입니다.

‘냄비에 끊인 라면 한그릇으로 아침을 때우는 조폭 두목이, 캐나다로 유학 보내 처자식이 보내준 비디오를 보면서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거나, ‘어제의 적이었던 국정원 직원과 남파 간첩이 합심해서 도망간 필리핀 신부를 찾으러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아련한 것은 ‘아버지’라는 이름의 ‘남자’를 조금은 이해했기 때문이겠죠.